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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한혁승 기자] LG 트윈스 정근우가 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은퇴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파워사다리

16년간의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는 정근우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2005년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SK에 입단, 2014년 FA로 한화를 거쳐 2020년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통산 1747경기에 출전, 타율 0.302,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371도루를 기록했고, 골든글러브 3회, KBO리그 득점왕 2회를 수상했다. 특히 KBO리그 최다 기록인 끝내기 안타 16개를 기록한 바 있다. 또한 국가대표로 맹활약하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우승 등에 기여했다.-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케이타가 10일 OK금융그룹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케이타가 10일 OK금융그룹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의 남자 프로배구 V리그 1라운드 마지막 경기.동행복권파워볼

1라운드 5전 전승을 달린 두 팀의 맞대결이었지만 경기 전에 만난 이상렬 KB손보 감독은 다가올 고비를 걱정했다.

이 감독은 “케이타의 체력적인 문제가 제일 걱정”이라며 “자칫 쓰나미처럼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왜 재앙과도 같은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는지는 이날 경기 내용이 잘 보여줬다.

1세트에서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등록명 케이타)가 팀 공격의 75%를 점유하며 17득점할 때만 해도 KB손보의 분위기는 좋았다.

올해 19세의 케이타는 공을 띄워놓기만 하면 엄청난 탄력으로 뛰어올라 어떤 자세로든 득점으로 연결했다.

케이타의 어마어마한 타점에 OK금융그룹은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1세트에서 많은 힘을 쏟은 케이타는 2세트 이후부터는 타점이나 위력이 조금씩 내려왔다.

2세트 10득점, 3세트 12득점으로 여전히 제 몫을 다했지만, 범실이 늘어났고, 4세트에서는 공격 성공률이 30%까지 뚝 떨어지며 7득점에 그쳤다.

경기는 OK금융그룹의 세트 스코어 3-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KB손보의 올 시즌 첫 패배이자 올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케이타의 공식 경기 첫 패배였다.

KB손보는 1세트를 따내려고 케이타에 공격을 전적으로 몰아줬다가 경기 전체를 잃었다. 한마디로 ‘소탐대실’한 경기였다.

실상은 OK금융그룹의 미끼에 낚인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케이타가 분명 좋은 선수인 것은 맞는데 계속 저렇게는 못 때릴 것이라고 봤다”며 “선수들에게 케이타가 더 많이 때리게 하라고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케이타가 웨이트트레이닝을 선호하지 않는 소문도 힌트가 됐다.

석 감독은 “케이타의 몸을 봤을 때 정말 말랐고, 웨이트트레이닝을 잘 못 한다고 들었다”며 “다른 팀과 경기에서 힘을 많이 쓴 것 같았고”고 소개했다.

케이타는 V리그 데뷔와 함께 리그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케이타는 득점 1위, 공격 성공률 2위, 오픈 공격 1위에 오르며 놀라운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해주는 케이타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에 자칫 그에게 슬럼프가 찾아올 경우 팀 전체를 삼키는 위기가 될 수 있다.

이상렬 감독은 “케이타의 실망감이 매우 큰 것 같다. 케이타 외에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만 더 받쳐줬다면 더 나은 경기를 했을 것 같지만 이게 현실이다. 다시 선수들을 잘 다독일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LG 차명석 단장.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LG 차명석 단장.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새로운 흐름에 맞는 야구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겠나.”엔트리파워볼

지금까지 LG의 감독 선임 노선은 뚜렷했다. 이른바 모두가 아는 ‘빅네임’이 LG 지휘봉을 잡았다. 21세기 LG 사령탑을 돌아봐도 그렇다. 김성근, 이순철, 김재박, 박종훈, 김기태, 양상문, 류중일 모두 선수 혹은 지도자로서 이미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김기태 전 감독의 경우 LG 2군 감독을 역임한 후 1군을 지휘했지만 선임 당시 지도자보다는 현역 선수로 남긴 이미지가 강했다. 구단보다는 그룹이 전적으로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흐름이 감지된다. 모두가 다 아는 빅네임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유력 후보는 따로 있다는 게 야구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그룹도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현장 의견에 귀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LG 구단은 과거와 다르게 메이저리그(ML)식 감독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차명석 단장과 운영팀이 내부논의로 감독 후보자를 추리고 후보자와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다. 후보자의 야구관과 리더십, 트래킹 데이터와 현대 야구 트렌드 이해도 등을 두루 살펴본 후 그룹에 보고서를 올릴 계획이다. 차 단장과 운영팀으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자가 그룹의 선택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기반성에 따른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LG는 감독의 역량이 팀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하위로 추락한 2006년 겨울 현대 왕조를 구축한 김재박 감독을 선임해 대반전을 노렸다. 2017년 10월에는 삼성에서 4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류중일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 김 감독과 류 감독 모두 당시 사령탑 최고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둘다 만만치 적응기를 거쳤고 부임 첫 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대형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는 등 두둑한 지원도 받았지만 LG 그룹과 구단이 바랐던 지점에는 오르지 못했다. 특히 김 감독은 부임 3년 내내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고 감독 커리어도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차 단장은 LG 13대 감독으로 적합한 인물에 대해 “선수단, 프런트와 소통, 그리고 새로운 흐름에 맞는 야구를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겠나”고 말한 바 있다. LG 선수단을 잘 알고 현대야구 트렌드, 144경기 체제에서 자신 만의 운영 철학이 뚜렷한 이를 적임자로 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본격적으로 선임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선수단 소집일인 오는 16일까지는 새 사령탑이 결정될 확률이 높다. 코칭스태프 구성과 외국인선수 계약 등을 고려하면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bng7@sportsseoul.com

▲ 롯데 염종석(왼쪽에서 2번째)은 1992년 17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오른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4승1세이브를 수확했다. 28년 전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염종석이 대선배 윤학길(왼쪽)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KBO
▲ 롯데 염종석(왼쪽에서 2번째)은 1992년 17승을 거두며 신인왕에 오른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4승1세이브를 수확했다. 28년 전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염종석이 대선배 윤학길(왼쪽)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KBO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모두의 예상은 경험 많은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 그러나 실제 선택은 만 19세 햇병아리 고졸 신인 염종석.

올드팬들이라면 이쯤에서 짐작을 할 듯하다. 1992년 가을 이야기다. 그해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롯데 선발투수 얘기를 꺼내려 한다.

갑자기 28년 전의 추억을 소환하는 것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선발등판한 고졸신인 kt 위즈 소형준 때문이다.

소형준은 두산 타선을 맞아 6.2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단 3안타 1볼넷만 내준 채 4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28년 전 염종석처럼 만 열아홉 살 나이로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투수로 낙점 받은 것도 이례적인데, 마치 10년 이상 프로 물을 먹은 투수처럼 완벽한 투구와 경기운영을 펼친 점도 그날의 염종석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8년 전 염종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소형준은 승리를 얻지 못했다는 사실. 두산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에 kt 타선이 눌리면서 팀이 2-3으로 패하고 말았다.

2006년 괴물 신인 류현진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패전투수가 됐고, 올해 괄목할 만한 기량을 선보인 LG 신인 이민호도 준PO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패전을 떠안았다. 그리고 이날 소형준도 승리를 얻는 데 실패했다.

▲ kt 위즈의 만 19세 고졸 신인투수 소형준은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1992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롯데 염종석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빛나는 투구였다. ⓒ고척, 곽혜미 기자
▲ kt 위즈의 만 19세 고졸 신인투수 소형준은 9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3안타 1볼넷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1992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롯데 염종석을 떠올리게 할 정도의 빛나는 투구였다. ⓒ고척, 곽혜미 기자

이로써 한국야구사에 만 19세로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로 나서 승리를 올린 투수는 여전히 염종석이 ‘유일남’으로 기록돼 있다. ‘야구여행’은 28년 전 그 전설을 찾아 떠난다.파워볼

◆ 소형준을 보고 1992년 염종석을 떠올리다

“올해 플레이오프 1차전을 처음부터 끝까지는 못 봤는데 소형준 선수 하이라이트는 봤어요. 정말 잘 던지더라고요. 그 장면을 보니 제 신인 때 생각도 살짝 났습니다. 자신감 있게 패기로 던지던데 역시 어린 투수는 패기로 붙어야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올해 창단한 동의과학대 감독을 맡고 있는 염종석(47)은 소형준을 보면서 28년 전 자신을 반추했다. 씩씩하게 던지는 소형준의 모습이 흡사 그날의 자신과 빼닮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염종석은 신인 첫해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로 상대 타자를 압도한 투수였다. 소형준은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과 완벽한 제구, 완급조절까지 갖춘 투수다. 다소 다른 유형이라고는 해도 10대의 나이에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 그것도 1차전에서 모두의 심장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소형준을 보고서 28년 전 염종석을 떠올린 인물은 또 있었다. 바로 1984년과 1992년 롯데가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모두 사령탑을 맡았던 강병철(74) 전 롯데 감독이다.

“소형준이라는 고졸 신인투수가 올해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투구하는 걸 제대로 본 것은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이 처음이었어요. 정말 잘 던집디다. 1992년 염종석이 생각날 만큼. 좋은 투수가 나타났어요. 요즘 다들 강속구만 얘기하는데 제구력이 그렇게 좋은 신인투수는 오랜 만에 보는 것 같네요. 분명 더 발전하고 좋은 투수가 될 겁니다.”

소형준의 출현에 야구인들은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기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준PO 1차전에 패했지만 소형준에 대해서만큼은 “무슨 말로도 칭찬하기 어렵다. 역대급 투수가 나왔다”고 말했고, 적장인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경기 후 승장 인터뷰를 하면서 “대단한 투수의 등장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1992년 롯데 강병철 감독과 염종석. 롯데는 이 해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자이언츠
▲ 1992년 롯데 강병철 감독과 염종석. 롯데는 이 해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 자이언츠

◆ 윤학길 박동희 제치고 염종석 준PO 1선발

시계바늘을 1992년으로 돌려보자. 롯데는 정규시즌 3위로 포스트시즌 티켓을 잡았다. 가을야구 첫 관문, 준PO부터 시작해야 했다. 롯데로선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8년 만에 가을잔치 무대에 나섰는데, 공교롭게도 8년 전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삼성과 격돌하게 됐다.

3전2선승제의 단기 승부에서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1989년 처음 도입된 준PO에서 1991년까지 3년 연속 첫 판을 잡은 팀이 다음 스테이지인 PO 무대에 올랐다.

롯데는 마운드에 빅3를 보유하고 있었다.

1961년생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고독한 황태자’ 윤학길. 1991년 17승에 이어 1992년에도 17승(5패2세이브)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3.61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또 다른 후보는 1968년생으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선동열과 견줄 만한 강속구를 뿌리던 ‘슈퍼 베이비‘ 고(故) 박동희. 1990년 데뷔 시즌엔 10승에 머물렀지만 1991년엔 14승9패3세이브, 평균자책점 2.47로 명불허전임을 입증했다. 1992년 7승4패1세이브로 주춤했으나, 후반기에 연승 가도를 달리며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고 있었다.

여기에 1992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새내기 염종석. 그해 정규시즌에서 17승9패6세이브를 거두며 다승 공동 3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2.33으로 1위였다.

누가 1차전 선발로 나서든 이상하지 않을 투수들. 그렇지만 대부분 롯데의 1차전 선발투수를 예상하기로는 경험 많은 윤학길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그러나 롯데 강병철 감독은 일반적인 예상을 뒤엎었다. 가을야구의 문턱에 서서 첫판을 19살 고졸신인 염종석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 롯데 염종석의 피칭 모습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염종석의 피칭 모습 ⓒ롯데 자이언츠

◆ 당일 선발 통보, 경기 전 화장실 변기 1시간 붙잡은 염종석의 사연

1992년 9월 25일 사직구장. 당시엔 요즘처럼 선발투수 예고제가 없었다. 강병철 감독은 야구장에 나와서도 선발투수를 공표하지 않았다. 심지어 당사자인 염종석에게도 당일 오후 3시에서야 선발로 등판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강병철 감독은 이에 대해 “아무래도 고졸신인이다 보니까 전날에 알려주면 잠도 못 잘 것 같아 당일 아침에 이충순 투수코치한테 얘기를 전해주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염종석 역시 이날의 상황을 잊을 수 없다.

“제 짐작으로는 ‘윤학길 선배가 당연히 1차전 선발로 나가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그해에 저는 17승 올렸으니까 신인으로서 할 건 다했고, 축제를 즐기자고 생각하고 오후 3시쯤 경기장에 도착해서 몸을 풀고 있었죠. 당시 이충순 투수코치님이 다가오시더니 저한테 이런저런 농담을 하시더라고요. 그리고는 돌아서서 가시면서 ‘염종석 너 오늘 선발이야’라고 하시는 게 아닙니까. 갑자기 머리가 쭈뼛쭈뼛 서고 속이 울렁거려서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토할 것도 없는데 1시간 동안 변기를 붙잡고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그날은 경기 전에 아무 것도 먹지도 못하고 마운드에 올라갔습니다.”

염종석은 1992년 준PO 1차전 선발로 통보받을 당시를 추억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 1992년 롯데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빙그레를 꺾고 우승을 확정하자 고 박동희 투수와 김선일 포수가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이것이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장면이다.ⓒKBO
▲ 1992년 롯데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빙그레를 꺾고 우승을 확정하자 고 박동희 투수와 김선일 포수가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이것이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장면이다.ⓒKBO

◆ 삼성 상대 9이닝 셧아웃…1992년 PS 4승1세이브 신화

그러나 안경 쓴 루키는 경기 시작부터 거침이 없었다.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자 롯데 타선은 1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삼성 선발투수는 ‘만만디’ 성준. 롯데는 ‘대도’ 전준호, ‘자갈치’ 김민호, ‘호랑나비’ 김응국, ‘3루타의 사나이’ 이종운 등 강한 좌타군단을 보유했다. 삼성 김성근 감독은 이를 겨냥해 좌완 성준 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이다.

1회말 롯데 1번타자로 나선 좌타자 전준호가 좌완 성준을 공략했다. 좌익선상 2루타를 치면서 포문을 열었다. 한영준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여기서 3번타자 박정태가 좌중간 적시타를 날리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모두들 이 점수가 경기 중반을 넘어 후반까지 이어질 것이라 상상하지 못했지만, 8회초까지 스코어는 그대로 1-0. 다시 말해 염종석이 무실점 역투로 삼성 타선을 막아나가고 있었다는 의미다. 삼성 성준도 1회 실점 이후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는 뜻이기도 하다.

잠잠하던 파도는 8회말 물결쳤다. 롯데는 7번부터 하위타선으로 이어져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대박이 터졌다. ‘움직이는 화약고’ 공필성이 볼넷을 골라나가며 찬스를 잡았다. 여기서 8번타자 대졸신인 박계원이 오른쪽 담장을 때리는 3루타를 날렸다. 스코어는 2-0으로 벌어졌다. 1점차 리드에 숨을 죽이던 부산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 이어 9번타자 김선일이 2루타를 날렸다. 3-0으로 달아나자 축제 분위기.

염종석은 9회까지 108구를 던지며 5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올렸다. 무엇보다 4사구가 단 1개도 없었을 정도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지만, 슬라이더의 휘어지는 각도와 꺾이는 속도가 삼성 타자들이 손도 대지 못할 정도로 예리했다. 9회가 끝날 때까지 2명의 주자를 내보낸 이닝이 한 번도 없었다.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완봉승. 롯데의 염종석 카드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100%를 넘어 기대에 200% 부합하는 성과였다. 삼성 선발투수 성준도 두뇌피칭으로 8회까지 3실점으로 나름 호투했지만 완투패를 당했다.

롯데는 3차전까지 진행된다면 윤학길을 준비해 두고 있었다. 그 이전에 2차전 선발투수로 박동희를 내세웠다. 4-0 완봉승. 롯데는 준PO 1차전에서 염종석이 완봉승을 올리더니 2차전에서도 박동희 완봉으로 플레이오프에 손쉽게 진출했다.

마운드의 출혈 없이 해태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결국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빙그레를 4승1패로 물리치고 롯데 역사상 두 번째이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게 됐다.

염종석은 플레이오프에서 2승(1구원승 포함) 1세이브를 거뒀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1승을 기록하면서 1992년 포스트시즌에서만 4승1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예전엔 1992년 우승 이야기 나오면 염종석 이야기 나오고 그러니까 자랑스럽고 뿌듯했는데 지금은 솔직히 그런 얘기 나오면 조금 부끄럽습니다. 이제 롯데가 우승을 할 때도 됐는데…. 어쨌든 앞으로 롯데가 우승을 하더라도 투수 1~2명에 의존해서 우승하는 게 아니고 팀 밸런스가 맞아서 우승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이제 제2의 염종석이 나와서는 안 되죠. 그런 시대도 아니고요.”

▲ 2006년 한화 류현진의 신인 시절 투구 모습 ⓒ한화 이글스
▲ 2006년 한화 류현진의 신인 시절 투구 모습 ⓒ한화 이글스

◆ 류현진도 소형준도 실패한 만 19세 PS 승리투수

염종석이 1992년 만 19세 나이로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로 나가 승리투수가 될 때만 해도 이후 누군가가 나타나 염종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우선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괴물’ 류현진이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삼성과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나섰다. 그러나 당시 최고 구위를 자랑하던 삼성 배영수와 선발 맞대결에서 0-4로 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4.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소형준보다 먼저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로 나선 19세 투수가 있었다. 바로 두산과 준PO 1차전에 선발등판한 LG 이민호였다. 이민호는 3.1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리고 9일 소형준이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그가 마운드를 지킨 6.2이닝 동안 양 팀의 득점은 없어 승패 없이 물러났다.

만약 소형준이 이날 선발승을 거뒀다면 1992년 염종석에 이어 역대 2번째 19세 고졸신인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승의 주인공이 될 뻔했지만, kt 타선이 상대 선발투수 크리스 플렉센에 밀리면서 염종석의 가을신화에 합류하는 데 실패했다.

한편 포스트시즌 1차전이 아닌 전체 포스트시즌 경기로 영역을 확대하더라도 고졸 신인투수가 선발승을 거둔 것은 염종석 외에 2005년 두산 김명제 1명이 추가될 뿐이다. 김명제는 한화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만 19세 고졸신인으로 포스트시즌 1차전에 선발등판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승리투수가 되는 것은 이만큼 어렵다.

1992년 열아홉 살 염종석의 포스트시즌 1차전 완봉승은 전설로 남을 듯하다. 그것이 준PO가 됐든, PO가 됐든, KS가 됐든….

스포티비뉴스=고척, 이재국 기자


[골닷컴] 이명수 기자 = 부산아이파크는 신임 대표이사에 기영옥(57년생) 전 광주FC 단장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승격 1년 만에 다시 2부 리그 강등이라는 결과를 맞게 된 부산아이파크는 과감한 혁신을 통한 쇄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오랜 지도자 경험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기영옥 전 광주FC단장을 적임자라 판단했다며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이유를 밝혔다.

기영옥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금호고, 광양제철고, 대한민국 청소년 국가대표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이사, 광주광역시축구협회장, 광주FC 단장을 역임하는 등 한국 축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기영옥 신임 대표이사는 “훌륭한 지도자 영입과 젊고 독창적인 선수단 구성 및 운영을 통해 명문구단으로서의 부산아이파크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며, 승격을 넘어 K리그의 변화를 주도 할 수 있는 구단으로 팬들 앞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신임 대표이사는 오는 12월 1일 취임과 동시에 공식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사진 = 부산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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